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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를 좋아하게 된 사람의 오래된 이야기

by 문구덕 2026. 2. 4.

문구를 좋아하게 된 사람의 오래된 이야기

– 문구덕후라는 이름이 생기기까지 –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쓰고, 그리고, 남기는 쪽으로 기울어진 사람이었다.
그게 그림이었고, 글이었고, 결국 문구였다.
문구를 좋아하게 된 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취향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천천히 쌓여온 습관에 가깝다.


어린 시절, 내가 좋아했던 것

지금 돌이켜보면 분명하다.
내가 좋아했던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그림 그리고 글.

그림 – 가장 먼저 손에 쥔 것

유치원 시절을 떠올리면
나는 일반적인 유치원보다 미술학원에 더 가까운 공간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루의 대부분을 그림을 그리며 보냈고,
자연스럽게 여러 미술대회에도 나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재능이라기보다는
그저 그 시간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뿐이지만,
그 시절의 나는 손으로 무언가를 남기는 행위 자체를 좋아했던 것 같다.


글 – 읽지는 않던 아이, 쓰는 데 익숙했던 이유

책 읽기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
만화책을 보더라도 글보다는 그림을 먼저 보았고,
고전 소설이나 역사책과는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글을 쓰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적는 것뿐이었는데
주변에서는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듣곤 했다.
그 말이 당시에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잘 쓰려 애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보면
기록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문구점 사장이 꿈이었던 이유

쓰고 그리는 걸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장래희망은 의외로 단순했다.

문구점 사장

책상 앞에 혼자 앉아 이런저런 펜과 지우개를 늘어놓고 물건을 파는 놀이를 하곤 했다.

글이든 그림이든,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은 결국 문구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요즘 말로 하면 다꾸였고, 아마도 꽤 이른 시기부터 시작한 셈이다.

조금 더 커서는 문구점보다는 연필 가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미국에 연필만을 위한 가게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였다.
간판에는 연필 하나만 그려져 있는데 그 단순함이 너무 좋았다.

그 가게는 2021년에 문을 닫았지만, 이상하게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가게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나의 포스팅으로 다시 자세히 써 볼 생각이다.


 

그래서 붙은 이름, 문구덕후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나를 문구덕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 말이 조금 어색했지만,
지금은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문구를 좋아한다는 건
단순히 물건을 모은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을 남기는 방식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니까.


 

로고는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로고는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했다.

문구를 좋아한다는 걸
어떻게 한 번에 보여줄 수 있을까?

 

문구덕후.
‘문’은 moon이니 달일까,
오리는 흰색인가 노란색인가,
달 위에 앉아 있는 오리가 맞을까.

이런 걸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덕후라는 증거였다.


 

보름달, 오리, 그리고 연필

최종 로고 + GPT의 수식 추가

 

앞으로의 방향은 모르겠지만 
로고만큼은 익숙하고 친근하면서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이미지가 보름달처럼 둥근 노란 오리와 문구를 대표하는 연필이다.

연필 위에 앉아 있는 오리.
보노보노처럼 캐릭터만 봐도 느긋해지는 이미지를 원했다.
어찌 보면 흔하고 익숙하지만,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


기록을 남기기 위한 작은 시작

로고를 만들고 나니 비로소 취미가 형태를 갖춘 느낌이 든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많아서일까 이번에는 유난히 진지하다.

앞으로는 문구에 대한 이야기, 쓰고 기록하는 이야기,

쓸데없지만 혼자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천천히 남겨보려 한다.

 

이 블로그는
거창한 정보를 정리하기 위해 만든 공간은 아니다.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이 문구와 함께 살아온 시간을
차분히 적어두는 곳이다.

앞으로 이곳에는 잘 쓰인 노트보다는
계속 쓰인 노트 이야기가 많아질 것이다.
완벽한 도구보다는
계속 손이 가는 문구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다.

이 글은
그 기록의 시작에 남겨두는
가장 오래된 이야기다.


 

깨알소개

로고 속 연필은 MoongooDuck의 M과 D 문자로 만들어졌다.
알아봤다면, 당신도 이미 문구 쪽 사람이다.